롤러코스터와 나이

디즈니 월드 MGM 스튜디오에 에어로스미스 롤러코스터가 있습니다. 깜깜한 실내에서 에어로스미스의 락 음악을 들으며 프렌치레볼루션을 포함한 "짜릿한" 롤러코스터를 타는 거에요. 어디로 휠지, 언제 아래로 확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재미나겠죠? 이런 걸 타면 기분이 상쾌해 마땅한데 말입니다....

MGM 스튜디오에 갔다가 다음 스케쥴까지 1시간 정도남았어요. 전에 갔을 때 타지 않았기도 하고, 줄 서 있는 길이로 보아 줄 서 있다가 타고 나면 시간이 딱 맞을 것 같아 에어로스미스를 타기로했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중에 자꾸 눈에 들어오는 남미 아가씨가 있었습니다. 대단한 미인도 아닌데 자꾸 서로 눈이 마주치고 서로 불편해 했어요. 상대방이 신경 쓰는 것 같으니(절대 좋아서 신경 쓰는 눈치 아님) 더욱 신경 씌이는 뭐 그런거 있잖아요. 가족과 함께 온 고등학생 쯤 되어 보이는 아가씬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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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명씩 나란히 앉게 되어 있는데, 저는 혼자라서 제 옆자리가 비었습니다. 아까 그 아가씨가 제 옆에 앉더군요. 자리에 앉자 안전바 내려오고 금방 출발. 출발과 동시에 아가씨 비명 지르기 시작. 다시 정지할 때까지 내내 비명을 지르더니, 내릴 때 되자 멀쩡한 얼굴로 총총히 사라지더군요. 저렇게 즐기는 것이 롤러코스터를 진정으로 즐기는 것이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롤러코스터가 프렌치레볼루션으로 한바퀴 공중에서 돌자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왜 내가 아까운 시간에 줄 서서 기다려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예전에도 롤러코스터에 열광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거든요.

더 이상 자장면을 좋아하지 않을 때, 그 때부터 어른이 되어 간다고들 합니다. 롤러코스터가 재미 없어지면 어른이 된 것일까요? 아니면 혹시 중년? 갱년기?

by A-typical | 2004/12/28 10:41 | 차와 케잌과 수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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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豺雨 at 2004/12/28 11:11
그런게 어딨어요~ 자기가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어른이죠. 가끔은 편하게 청년도 됐다가 아가도 됐다가 어른도 됐다가... ^^
어린 아가씨들하고 놀러가서 롤러코스터나 바이킹같은거 안타려고 버팅기면 재밌어서 더 태우려고 기를 쓰더라구요. 결국 끝에가서 현기증난다고 쉬자는건 아가들이지만요 ^^
전 그렇게 놀리는게 더 재미있는데... 어른이 된건가?
Commented by Sieg at 2004/12/28 11:40
롤러코스터는 보이는 것이 더 무섭지 않나요?; 그런 면에서 LA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미라는 실패작;
Commented by Inuit at 2004/12/28 19:31
끄응~ 전 아직도 롤러코스터 좋아하는데.. 짜장면도..
언제 철이 들려나.. -_-a
Commented by A-typical at 2004/12/28 21:17
사실은 나이와 상관없이 제가 무기력해 진 것일지도... 놀이기구마다 돈을 따로 받으면 엄청 집중해서 탔을지도 모르는데 입장료는 sunk cost라서...
Commented by 누드모델 at 2004/12/30 21:57
음... 생각의 확대가 대단하네요 ^^ 전 놀이동산 안 간지가 대체 몇 년인지.. 그런데 정작 기대했던 아가씨 이야기는 별로 없군요 ;
Commented by A-typical at 2004/12/30 22:27
누드모델님//아가씨는 계속보기를 클릭하라는 미끼라고나 할까요... 진짜로 아무일 없었거든요. 그 아가씨가 한국말을 할 줄 아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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