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에 살 수 있나요?

제 얼음집에서 콜라가 인기 있었으니까 콜라를 예로 얘기해 봅시다.

콜라 한 캔의 가격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국가에 따라 가격이 다를 뿐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가격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우선 어떤 가게에서 사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할인 매장에서 사는 것이 편의점에서 사는 것보다 싼 것은 이제 당연합니다.
카페에서 사면 얼음, 빨대를 더 주고 유리잔을 빌려주면서 엄청난 값을 받습니다.
할인점에서 사더라도 몇개 묶음이냐에 따라 캔 한개의 가격이 달라집니다.

자판기에서 캔 한개씩 사는 경우라도 자판기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극장에 있는 자판기와 학교에 있는 자판기의 가격이 다르죠. (이마트 사무실에 있는 자판기 가격은 정말 다르더군요.) 산 꼭대기나 더운 여름 바닷가에서 사는 콜라 한캔의 가격 역시 다릅니다.

가게의 종류, 포장의 종류, 구입하는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대게 큰 불만이 없습니다. 아니 불만이 있더라도 시위를 하거나 불매운동을 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다른 곳보다 비싼 줄 알면서도 콜라를 구매합니다.





옛날에 미국에서 기온과 바람에 따라 콜라 가격이 변하는 자판기를 운영해 봤다고 합니다. 덥고 바람이 안 불면 콜라 가격이 비싸지고, 기온이 내려가고 바람이 불면 가격이 내려가게 자판기를 만들었다는군요. 사람들이 이 자판기에 대해 상당히 화를 냈고 결국 그런 자판기는 이제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일반적이진 않지만 점심시간과 저녁때 음료수의 값을 달리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이지 않다는 말은, 아직 소비자들이 그리 편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언제 예약을 하느냐, 언제 여행을 하느냐, 여행사를 통해 사느냐, 여행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느냐, 그 항공편의 예약이 많이 몰렸느냐 등등에 따라 비행기표 가격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상품의 경우 어떤 가격의 변화(가게의 종류등)는 인정하지만, 어떤 가격의 변화(날씨등)에는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단지 익숙한 정도 때문일까요?

by A-typical | 2004/11/23 13:58 | 차와 케잌과 수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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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게마짱 at 2004/11/23 14:36
기온에 따라 가격변동이 있던 콜라에 화를 내는 이유라...재밌네요.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행동반경 내의 가게는 선택할 수 있지만 날씨는 선택 할 수 없죠. 이것이 인생이다!를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해야 하나...내가 움직일 수 없는 운명에 휘둘리는 느낌 때문에 싫어 했을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이유가 또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Commented by pring at 2004/11/23 23:02
공감되네요, 저도 그런거 엄청 싫어하거든요. 그래도 어쩔수 없이 극장안에서 콜라를 사먹곤 합니다만..(팝콘을 먹다보니 같이 사게되는건지 끙) 하지만 되도록이면 안그러려고 하지만.. 세상(?)이 그렇다보니까 투정하면서도 수긍하는 거겠지요.
Commented by A-typical at 2004/11/23 23:31
제 생각에는 익숙해진 정도에 따른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극장 안에 일단 들어갔으면 날씨가 더운 것과 마찮가지로 어쩔 수 없거든요.
나중에는 성격이나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가격을.... 헉~
Commented by Inuit at 2004/11/26 09:54
좋은 글 잘봤습니다.
날씨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벤딩머신 이야기는 알고있었지만, 반응이 안좋았다는 것은 이제 알았네요.
그 이유를 굳이 찾아보자면..
1. 예측가능성입니다. 매번 가격이 변한다는 상황은 삶을 피곤하게합니다.
2. 심리적으로 최저 가격을 준거가격으로 삼기 때문에, 소비자는 나머지 모든 경우에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 비싸게 산다는 느낌은 바로 지속구매의 실패로 이어지겠지요.
Commented by A-typical at 2004/11/26 22:32
Inuit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항공료의 경우에는 예측 불가능하고, 대부분의 경우 최저가격보다 비싸게 사지만 가격이 그렇게 변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게 됐죠. 그리고, 계속 구매하구요. 역시 콜라는 재워놓고 사용할 수 있지만, 항공권은 perishable이라는 차이가 결정적일까요?
가격이 얼마인지 기억하기 어렵고(편의점 브랜드마다, 자판기마다 가격이 다름), 항상 할인매장보다 비싼 편의점이나 자판기에서도 콜라를 사 마시던 걸 생각하면, 또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A-typical at 2004/12/01 00:23
일반적으로 rate fence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차이를 납득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데, 아직 날씨는 청량음료의 rate fence 역할을 못하는 것 같아요. 제 질문은 어떤 것은 rate fence가 되고 어떤 것은 rate fence가 못 되는 기준이 뭘까였는데, 제가 가진 책에는 답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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