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봤어요

면접을 보기 위해 어제 오늘 오래간만에 양복을 입고 출근했습니다. 사람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서 "딴 회사에 면접보러 가요."라고 농담을 했는데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a

제가 피면접자가 아닌 면접관이 된 것은 처음입니다. 회사 매니저 교육 교재도 다시 뒤져보고, 이 업무에 꼭 필요한 지식과 자질이 무엇인지 적어보고, 제가 피면접자로 들었던 질문들도 생각해 봐서 질문 list를 만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제일 넓은 회의실을 예약하느라 많은 시간을 노력했구요. ^^ 당일 아침, 이사님께서 음료수를 준비했냐고 물어보시더군요. 그때부터 회의실 정리하고, 음료수와 컵 준비하는 등 면접 준비를 했습니다.

면접을 끝내고 느낀 점 몇가지를 적자면...
  • 필요한 지식, 능력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막상 인터뷰를 하면서는 저 사람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아마 다른 면접관들도 그렇겠지요. 그래서 좋은 인상, 바른 태도가 면접의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 청산유수처럼 말을 하는데 내용이 없거나, 질문에 대한 답을 바로 이야기하지 않고 딴 소리를 한참 하는 사람을 보며, 내가 저 사람과 일을 하려면 속 터져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업무 조건에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인지, 영어를 제법 하는 사람들이 지원을 했습니다. 그래도 평소 생각해 보지 않은 내용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영어도 꼬이고, 생각을 진행하기 어렵지요. "자기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점/측정해야 하는 점 두가지"가 어려운 문제라는 것이 참....

  • 잘 쓴 이력서를 받아보기 어렵더군요. 대체로 뭘 했다는 것인지, 뭘 잘 한다는 것인지 파악하게 어렵게 썼습니다. 설마 원하는 바가 파악하기 어렵게 하는 것?

  • 저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MBA를 다녀왔습니다. 평소 MBA를 통해 얻은 경험 중 가장 소중한 것이, 직장을 찾으려고 고생했던 것이라고 말했었는데, 정말 그 경험을 통해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력서 작성, 면접 준비에 대해 좋은 교육을 받은 것도 포함해서요. 이렇게 배운 것들이 다른 사람을 뽑는데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 배운 것 중 하나가, 가고 싶은 회사와 업무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회사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에 따라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인생에 중요한 결정일 수도 있는 취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얼마만큼 하는가, 정보를 얻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사용하는가, 그런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등등.

  • 정해진 시간보다 10분쯤 일찍 오는 것은 예의 있어보이는데, 20분 이상 일찍 오면 조금 당황스럽더군요. 혼자 내버려두기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말하길, 약속한 시각에 딱 맞춰 나타나는 것이 왕자의 예의라고... ^^

by A-Typical | 2007/07/26 13:05 | 차와 케잌과 수다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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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자연을벗삼아 at 2007/07/26 13:36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Beatriz at 2007/07/26 13:41
한 것도 없고 잘 하는 것도 없다 싶으면.... 이 아닐까요. ^^; (남의 얘기가 아닌-_-;)
Commented by utena at 2007/07/26 19:36
그 사람도 20분 일찍 오고 싶지 않았을텐데..-_- 저도 10분 여유두고 출발하는데 가끔 지하철이 착착오면 10분이상 공짜(..)로 생기더군요. 주체할 수 없던 그 시간들....
아...영어면접의 악몽(커흐흑)
Commented by A-Typical at 2007/07/27 09:23
자연을벗삼아님, 별말씀을다

Beatriz님, 경력직이 한 것도 없고 잘 하는 것도 없으면 곤란하죠.

utena님, 일찍 도착하면 근처에서 놀다 들어가는 센스가 필요해요.
Commented by 꼬지 at 2007/07/27 10:14
저희 회사도 드레스 코드가 비즈니스 캐주얼인 회사인데요 정장입고 오면 이사님께 전화가 옵니다. "오늘 어디 가?"하구요.. ^^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07/07/27 10:17
너무 일찍가도 안되는거군요.
Commented by A-Typical at 2007/07/27 14:27
꼬지님, "결혼식 있나요?"부터 "선 보러 가세요?" 까지 다양한 질문이..

사바욘의_단_울휀스님, 일찍 왔다고 떨어뜨리지는 않겠지만, 좀 난처하더군요.
Commented by nkokon at 2007/07/27 20:05
'가고 싶은 회사와 업무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Commented by A-Typical at 2007/07/27 20:42
nkokon님, 어느 회사에서는 면접 때 "우리 회사에 대해 알아봤을테니, 알아본 내용을 말해보세요."라고도 하더군요. ^^
Commented by laurie at 2007/07/28 14:26
Punctuality is the politeness of kings.. 얼마 전에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읽었는데 괜히 반가워서 댓글 남깁니다. 그런데 왕 혹은 왕자 한 명이 시간을 맞출려면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이 죽어나죠. ;)
Commented by A-Typical at 2007/07/28 21:01
laurie님, 왕 또는 왕자의 예의만 같춘 일반인의 경우 본인이 수고해서 예의를 갖추는 것이니 더욱 값진 것이지요. ^^
Commented by 공이 at 2007/07/29 17:27
저번주 수요일 면접을 봐서 내일부터 출근하는데, 쓰신 글을 보니, 에구 얼굴이 붉어지네요.
담번에는(언제일지는 모르나..) 잘 준비해서 면접에 대비해야겠어요.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A-Typical at 2007/07/29 23:30
공이님, 항상 준비해야죠. ^^
Commented by 올립 at 2007/08/04 23:10
아, 면접- 그 당시의 간절한 마음으로 돌아가볼래요. 연수 4주차 진행중인데, 조원들 모두가 많이 해이해졌어요. 우리가 앉아있는 이 자리를 정말로 원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차장님 말씀이 ( ") 갑자기 생각나요.
Commented by 올립 at 2007/08/04 23:10
아, 그나저나 올만입니다-
Commented by A-Typical at 2007/08/05 07:42
올립, 당시에는 그 자리를 정말로 원했던 사람들이 있었겠지. 그런데 직장일이 언제나 재미있을 리가 있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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