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못 쓰는 자의 비애

저는 글씨를 참 못 씁니다. 마음이 삐뚤어져서 그런지, 아니면 제 머리가 생각하는 속도를 수족이 못 따라가서 글을 침착하게 쓰도록 기다리질 못하는 것인지, 도통 글씨를 차분하고 예쁘게 쓰질 못하겠더군요. 아무튼, 제가 쓴 글씨를 보고 있으면 스스로 불쾌해지고, 제가 쓴 글씨를 제가 잘 못알아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 다니는 동안 노트 필기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노트 필기를 안하겠다고 마음 먹자 수업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기도...)

컴퓨터가 일상화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서명을 하는 것 외에 업무 중 글씨를 쓸 일이 거의 없으니까요. 빔 프로젝터가 흔해진 요즘은 직접 손으로 쓴 남의 글씨를 볼 일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글씨를 못 쓰는 저를 슬프게 하는 상황이 발생했으니 그건 바로...

몰스킨 다이어리를 샀는데, 제가 그 다이어리에 써 놓은 글씨를 보면 화가 납니다. 예쁜 다이어리를 망치고 있는 기분이에요. 그렇다고 항상 프린트 해서 잘라 붙일 수는 없고, 갑자기 글씨를 예쁘게 쓰게 될 리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 그냥 다이어리의 미모를 망치겠다고 결심해야 겠어요. ㅜ.ㅠ
오색 볼펜과 형광펜으로 예쁘게 필기하던 여학생들이 갑자기 부럽습니다.

by A-Typical | 2007/03/26 22:50 | 차와 케잌과 수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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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복숭아 at 2007/03/26 22:52
저도 다이어리나 새로 산 공책의 앞장을 쓰는 일이 언제나 두근거렸지요. 글씨를 쓰다가 마음에 안들면 그 수첩이나 다이어리 쓰기를 포기하는 일까지 잦았더랬습니다.
Commented by 아모이 at 2007/03/26 23:05
전 가능한 글씨를 깨알같이 씁니다. 못쓰는 글씨라도 작으면 좀 나을까 싶어서요.ㅎ
아, 그리고 이 말을 믿습니다. 천재는 악필이다!ㅎㅎ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07/03/28 00:34
예쁜 다이어리를 안삽니다...
Commented by 카니 at 2007/03/28 12:01
전 글씨도 잘 쓰고 다이어리도 잘 꾸며요 훗..
근데 필기는 안했음....................
Commented by A-Typical at 2007/03/28 18:43
복숭아님, 제일 뒷장에 나름 신경 써서 써 봤는데 마음에 안들어요. 어쩌죠. ㅜ.ㅠ

아모이님, 저는 차라리 크게 쓰는게 보기에 낫더군요.

사바욘의_단_울휀스님, 이미 샀습니다. ㅜ.ㅠ

카니, 그래도 이제는 대학생.
Commented by 우유과자 at 2007/03/29 15:51
저도 한때는 날리는 '필기녀'로 유명했던 사람인데 요새는 수전증이 심해져서 제 이름 석자 쓰기도 힘들더군요. 말씀 마따나 글씨를 좀 크게 하고 필체로 커버 안되는 부분은 형광펜이나 색연필을 이용해서 비쥬얼라이징을 하면 그나마 좀 나아 보이더라고요(제 경우엔). 아무쪼록 아름다운 다이어리를 위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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