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자본가 만들기

얼마전에 어느 의료관련회사의 주주총회에 다녀왔습니다. 이 회사는 전년에도 매출액과 수익이 증가하여 이번 배당액을 늘리기로 발표했습니다. 회사측의 발표가 끝난 후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할머니 두분의 질문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래도 평일 오전이다보니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았습니다. 이 회사를 은퇴한 사람들도 많았구요.)

첫번째 질문은 질문이라기보다는 부탁이었습니다. "의약품의 가격이 높아서 필요할 때 구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전체 의약품 가격을 낮췄으면 좋겠다. 이 회사가 이러한 운동에 앞장서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두번째 질문은 쓰나미 구호에 이 회사는 어떤 지원을 했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두 주주의 금전적 이익에는 반하는 내용이죠.

여러 교회들이 이 회사의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회사가 쓰나미 복구에 800억원 상당의 의약품 및 의료기구를 지원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주주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주주가 많아질 수 있을까요?

주식은 재산입니다. 자기의 재산을 가지고 돈을 벌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 남이 뭐라 하는 것이 별 효과가 있을까요?

이런 주주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여러분이 주주가 되세요. 주주가 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지름신 좀 멀리하고, 술 덜 마시고, 용돈 아껴서 주식 사면 주주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이 못 사도 괜찮습니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이 모이면 되잖아요.

사고 싶은 것 안 사고 돈 모아서 주식을 사는 것이, 게시판에서 술자리에서 세태를 한탄하고 자본가를 욕하는 것보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에게 변화하라고 하는 것보다 내가 변화하는 것이 결과를 얻는데에는 훨씬 쉬운 일 아닐까요?

by A-Typical | 2005/05/06 10:17 | 나름 진지한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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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ariel at 2005/05/06 10:23
음.. 우리나라도 이렇게 되면 좋을텐데요..
Commented by A-Typical at 2005/05/06 10:28
Nariel님도 좋은 회사로 만들고 싶은 회사를 찍어서 주주가 되세요.
Commented by 월덴지기 at 2005/05/06 11:15
우리나라는 소액주주운동같은 움직임이 좀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에 대한 소액주주운동에 동참하고 싶은데 이건 주 당 가격이 너무 쎄서리... 쩝...
Commented by 지조자 at 2005/05/06 12:04
그렇군요... 저런 회사가 부럽습니다...
Commented by Renard at 2005/05/06 16:24
개인적으로 회사의 주인은 주주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 이런 소리하면 따당할겁니다. -_-;;
더불어 회사의 목적은 이윤추구라고 생각하는데 역시 한국에선 돌맞죠. (사회환원이 목적이면 그건 자선단체죠.) 단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적당히 고객이나 사회도 생각해야 하겠구요.
아무리봐도 한국은 사회주의 국가같습니다...
Commented by A-Typical at 2005/05/06 18:14
회사의 주인은 주주고, 경영진의 (표면적인) 목표는 주주 이익의 극대화라는 것은 상식이 아닐까요? 주주에 따라서는 원하는 이익이 최대의 배당금이 아닐 수도 있겠죠. ^^a

"회사의 목적은 이윤추구"에 대해서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Peter Drucker는 회사의 목적(business purpose)은 "고객 발굴(to create a customer)"라고 합니다.
Commented by Renard at 2005/05/06 18:16
세상에 떠도는 면접용 FAQ에 따라 기업의 목표가 뭐냐는 질문에 답을 상중하로 나눌 수 있다죠.

하 : 이윤추구
중 : 사회공헌
상 : 고객만족

요즘은 대충 위 상급의 답을 정답으로 취급하는 분위기이긴 합니다.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내고 말이죠. -ㅅ-;
Commented by 자연을벗삼아 at 2005/05/06 18:54
의미있는 글입니다. 트랙백으로 가져가고 싶었습니다만... 트랙백을 막아놓으셨으니, 그냥... 마음 속에 한번 가지고 간다는 것을 코멘으로 남겨둡니다.
Commented by A-Typical at 2005/05/06 19:50
트랙백을 막았다니요?
Commented by A-Typical at 2005/05/06 20:01
Renard님//면접에 그런 개성없는 답을 준비하다니.. 취업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이 아닐까요? -,.-a
Commented by astraea at 2005/05/06 22:36
그러게요.
겉에서 비판만 할것이 아니라 말이죠.
저도 노력해야겠습니다
Commented by A-Typical at 2005/05/10 09:22
astraea님//우리 모두 아자아자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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